2024. 11. 5. 00:38ㆍ일상 2
지방 아들 녀석 엄마 집에 내려와 들었던 음반들입니다.
이번엔 CD 를 너무 많이 구입해 CD 위주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모자라 듣지 못한 CD 가 들은 CD 보다 더 많은 건 함-정-
왼쪽 아래 위 두 장은 모두 17세기 성악곡입니다.
위 CD 는 이태리 바로크 작곡가인 Lelio Colista 의 칸타타, 아리아 음반입니다.
당시에는 '로마의 오르페우스'라고 불리울 만큼 인기 있었던.
아래 CD 는 역시 이태리 바로크 작곡가인 Alessandro Stradella 의 모테트 다섯 곡 음반입니다.
모데나의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모테트 중 다섯 곡을 Rinaldo Alessandrini 의 Concerto Italiano 가 초연한 겁니다.
오른쪽 위 CD 는 제가 좋아하는 IL Giardino Armonico 연주의 헨델, 푹스, 비발디 음반입니다.
Isabelle Faust 와 협연한 Locatelli 음반 이후로 푸-욱- 빠져 있습니다.
오른쪽 아래 CD 는 17 세기 후반 18세기 초반의 독일, 체코 바로크 작곡가 Zelenka, Quantz, Heinichen, Pisendel, Fasch 의 음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Smetana 의 CD 입니다.
왼쪽은 가로수길 알라딘에서 중고로 구입한 거구요, 오른쪽은 50년 전 그리고 40년 전 연주를 다시 복각한 음반입니다.
CD 플레이어가 왼쪽 '나의 조국' CD 를 제대로 재생을 못하는 겁니다.
꺼내서 자세히 보니 앞면에 접착제 같은 것이 덕 지-덕-지- 붙어 있어 읽지를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극세사수세미로 잘 닦아 다시 넣어보니 문제 없이 재생되더군요 오-예-
오른쪽 CD 는 요즘엔 들어보기 힘든 교향시 등의 연주라 궁금해 구입하였구요.
왼쪽 Marin Alsop 이 지휘하는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 연주의 브람스 교향곡 3번 CD 정말 훌륭합니다.
같은 교향악단의 Alpesh Chauhan 지휘 연주가 좀 더 두텁고 따뜻해 3악장의 경우 로맨티시즘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한다면 저는 Marin Alsop 지휘 연주의 4악장에 푸-욱- 빠졌습니다.
tempo 나 detail 을 잘 살려 들려주는 훌륭한 연주입니다.
오른쪽 Manfred Honeck 가 지휘하는 Pittsburgh Symphony Orchestra 연주의 베토벤 교향곡 9번 문제가 좀 있습니다.
금관악기와 타악기 파트가 너무 강조되는 바람에 현악기 파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녹음이 forward 즉 무대가 너무 가까이 in-my-face 있습니다.
덕분에 4악장 합창이 듣는 저를 압도하더군요.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 합창에 한번 깔려보고 싶으신 분께는 추천 합니다 흐-
오- 정말 최고의 음반입니다.
재생하는 순간 드뷔시인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드뷔시만의 인상주의를 잘 살린.
Isabelle Faust, Alexander Melnikov, Jean-Guihen Queyras 등 현존 최고의 연주자들이 총출동한 만큼 음악이나 연주, 녹음 뭐 하나 트집 잡을 곳이 없습니다.
1915년에 소나타 여섯 곡을 작곡하겠다고 했지만 세 곡을 작곡하고선 1918년에 대장암으로 타계하셨습니다.
강-추-에 또 강-추-
마랭 마레 Marin Marais 의 음반만 보면 사야 합니다.
그냥 마랭 마레의 viol 곡들이 너무 좋습니다.
베이스 비올의 음이 제 마음 속 어딘가를 자극하는지.
오른쪽 CD 는 가로수길 알라딘에서 Jordi Saval 이라는 이름에 끌려 구입하였는데 왜 구입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중세기 중동의 음악과 스페인 음악이 번갈아 실려있는데 그냥 한 번 청취로 끝날 것 같습니다.
아- 녹음은 아주 훌륭합니다.
Jean-Guihen Queyras 가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입니다.
왼쪽은 2007년 취입한 음반이구요 오른쪽은 2023년에 새로 취입한 음반입니다.
2007년 연주는 바닥, 벽 모두 돌로 지어진 석조건물인 교회에서 녹음한 탓인지 잔향(에코)이 아주 심했고 몇몇 부분에서는 좀 느리게 연주하였다는 조금은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2023년에 녹음한 연주는 정말 명반으로 꼽힐만한 훌륭한 연주입니다.
물론 네델란드 교회에서 녹음한 탓인지 심하지는 않지만 잔향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공간에 퍼져나가는 듯한 첼로의 발성이 마음에 들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퀘이라스의 연주가 절정기에 다다른 듯 합니다.
현 위에서 노는 듯한 활을 켜는 속도의 절묘한 조절이 다향한 색갈의 톤을 만들어 냅니다.
연주하는 1696년 제작 Gioffredo Cappa 첼로의 현에서 광택이 나는 것 같구요.
말수가 적고 엄격한 바흐가 아닌 편안하고 심지어 로맨틱한 바흐로 다가오는 연주입니다.
강-추-에 강-추-
꼭 2023년 녹음으로 한 번 들어보세요--
이번엔 들었던 LP 들입니다.
왼쪽은 Raphael Pychon 이 지휘하는 Pygmalion 연주의 모짜르트의 Requiem 음반입니다.
모두 아날로그로 녹음하고 편집한 두 장짜리 중량반.
Raphael Pychon 지휘하는 Pygmalion 의 원전악기 연주는 무척 좋아라 해서 찾아듣곤 합니다.
그런데 처음 LP 를 개봉했을 때 당연히 소프라노는 부인인 Sabine Devieilhe 이겠거니 했지만 부인의 이름은 보이지 않고 중국 출신의 소프라노 잉 팡 Ying Fang 의 이름이 보이는게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Ying Fang 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절로 고개가 끄-덕-끄-덕- 수긍이 되더군요.
소리를 만들어 내려는 발성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들리는 청아한 발성에.
Ying Fang 의 목소리 하나 듣는 것만으로 이 음반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앞으로 제가 좋아하는 소프라노 명단에 Elly Ameling, Emma Kirkby, Susan Hamilton 에 이어 Ying Fang 도 추가합니다.
오른쪽은 라흐마니노프가 러시아정교회의 요청으로 1915년에 작곡한 철야기도를 위한 성가입니다.
Reference Recordings 에서 공연장에서 불려지는 곡이 아니라 교회음악인 점에 초점을 맞추고선 매사추세츠 어느 교회에서 녹음한 45 rpm 중량반 2장짜리 음반입니다.
두 LP 모두 강-추-합니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절대 후회하시지 않은 선택일 겁니다.
왼쪽 음반은 오래 전부터 CD 로 소장하고 있었는데 올해 1,000장 한정반 LP 로도 발매된 걸 알고선 바로 구입하였습니다.
힐데가르트 폰 빙엔은 12세기 수녀이자 신학자, 과학자, 작곡가 등 다재다능한 성인이십니다.
1982년 녹음인데 젊은 Emma Kirkby 의 목소리를 듣고 싶으시다면 강-추- 아니 조건 없이 그냥 강-추-
특히 영혼이 맑아지는 경험을 하고 싶으시다면.
오른쪽 Analogue Productions 에 복각한 거쉬인의 Rhapsody in Blue 와 An American in Paris 중량반 LP 입니다.
거쉬인의 재즈 음악적 문법 jazz idioms 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교향악단은 역시나 Arthur Fiedler 가 지휘하는 Boston Pops 오케스트라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오래 전 Classic Records 에서 복각한 LP 도 가지고 있지만 비교청음 해보고 싶어서 구입했습니다.
막귀가 차이를 구분할 리가 흐-
왼쪽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In the Wee Small Hours 복각 음반입니다.
소위 crooning 의 정수를 맛보고 싶으시다면.
비 내리는 밤에 어둡게 하고선 들었더니 "끝내주더군요-"
오른쪽 LP 는 1962년에 녹음한 바바라 스트라이샌드의 첫 음반입니다.
사실은 1963년 스투디오에서 녹음한 같은 음반이 첫 음반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지금 Impex Records 에서 복각한 이 LP 는 Columbia 에서 1962년 첫 음반으로 기획한 실황녹음인데 워낙 녹음의 결과물이 좋지 않아 발매가 취소된 음반입니다.
그린위치에 있는 Bon Soir 라는 클럽에서 3 트랙으로 녹음하였는데 테이프를 재생해보니 너무나 실망스러워 바바라 스트라이샌드나 Columbia 레코드사 모두 합의해 발매를 취소하였던 겁니다.
대신 이듬 해 스투디오에서 같은 곡들을 녹음해 발매한 것이 첫 음반으로 알려졌구요.
그런데 2023년 되어 mixing, editing 기술 진보로 실황녹음을 다시 살려낼 수 있어 발매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바바라 스트라이샌드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역사적인 기록물에다 Impex Records 복각 LP 라 믿고 구입하였습니다.
물론 좋아하는 곡도 있고 해서 흐-
아직 들고온 음반 다 듣지도 못하고 내일 서울 집에 갑니다.
청소도 다 해놓았고, 빨래도 해 널어놓았으니 이제 가방만 챙기면 됩니다.
서울에 가서 뵙겠습니다.
밤이 늦었으니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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