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11. 23:48ㆍ일상 2
지난 8월 9일 금요일 오래 전부터 아들 녀석이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온지음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아들 녀석 엄마가 용케 예약을 하여 갈 수 있었습니다.
아들 녀석 소원이라면 껌-뻑- 죽는다는.
아들 녀석은 부대에서 퇴근하고 바로 온지음으로 오고 아들 녀석 엄마랑 저는 집에서 택시를 타고 온지음으로 갔습니다.
정말 멀더라는 하-아-
테이블보가 있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저 가격대에 테이블보랑 꽃장식이 없으면 마음이 상합니다.
창밖을 내다보면 청와대 방향이고.
먼저 화이트와인을 주문합니다.
저는 상세흐 Sancerre 그리고 몬탈레나 Montalena 샤도네이 chardonnay 중에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가벼운 상세흐 소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아니면 오크 oak 가 묵직한 캘리포니아 몬탈레나 chardonnay 중에서 갈등하고 있는데 소믈리에께서 절충안으로 Sonoma County, Russian River Valley 의 Thomas George Estates 2016 Cresta Ridge Chardonnay 를 권해주셨습니다.
french oak 를 사용하여 묵직하지도 않을거고 또 오래 숙성하여 출고한다며.
마셔보니 오크 보다는 복숭아가 느껴지며 acidity 가 높아 아주 신선한 그래서 음식과 잘 어울리던 와인이더군요.
소믈리에의 탁월한 조언이었습니다.
첫번째로 옥수수범벅이 나왔습니다.
아무 맛이 없는 무맛의.
아들 녀석이랑 아들 녀석 엄마는 맛있다고 하는데 저는 싫었습니다.
두 번째로 차림표에는 없는 주전부리가 나왔습니다.
먼저 옥잠화에 쇠고기 등으로 속을 채운.
꽃의 식감은 꽃의 식감입니다 흐-
하지만 소에서 잡채의 맛이 느껴졌습니다.
옥잠화와 함께 나온 주전부리.
앞 왼쪽은 김부각과 옥수수부각 그리고 앞 오른쪽은 광어 보푸라기를 다식틀에 찍은 것.
김부각은 제가 먹어본 부각 중에서 가장 맛있었습니다.
광어 보푸라기는 비리고 그저 그랬습니다.
살짝 참기름, 간장으로 양념을 했더라면 비린내도 잡고 좀 나았을텐데 쩝-
중간엔 어린 가지로 만들었다는 가지선.
어린 가지여서 가지 향은 약했습니다.
하지만 조리를 잘 하여 식감은 살아 있었습니다.
저희 식구는 가지를 엄청 좋아합니다.
뒷편 왼쪽은 전복.
고급스럽다고는 하지만 질긴 편이었습니다.
살짝 찌거나 아니면 채수에 데쳐 부드럽게 낼 수도 있었을텐데 ...
그리고 뒷편 오른쪽은 소와 치즈를 얹은 증편.
증편의 식감이 얹은 소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아들 녀석이 레드와인을 주문합니다.
미리 열어 놓으려고.
아주 맛있는 론 Rhone 와인인 Domaine Jean-Louis Chave Farconnet Hermitage 입니다.
시라 100% tanin 의 질감이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한 와인입니다.
아들 녀석이 제가 그리 달가워 하지 않는 Brunello di Montalcino 를 주문하지 않은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인데 ...
하여튼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흐-
주전부리 다음으로 게살에 앵두편을 얹은 요리가 나왔습니다.
제일 아래에 수박 그리고 그 위에 게살, 죽순을 얹고 맨 위에 앵두편을 얹었더군요.
수프는 잣물에다 앵두청을 넣어주었습니다.
달달한 앵두청이 텁텁한 잣물을 구수하고 상큼하게 만들어주어 맛있었습니다.
앵두편은 앵두와 한천으로 만듭니다.
요즘엔 보기 힘들지요.
여름에 양반댁에서 화채로 내던 아니면 차와 함께 곁들여 내던 앵두편.
저 같은 할아버지나 기억하는 흐-
다음으로 영계찜입니다.
영계와 감자 그리고 위에는 계란지단과 수삼 잔뿌리를 튀겨 올려주었습니다.
소스는 약식으로 만든 소스라더군요.
찬 음식인 게살과 앵두편 다음에 따뜻한 요리인 영계찜 훌륭한 선택입니다.
그리고 입가심이 나왔습니다.
백김치 맛에 소라를 곁들인.
역시나 소라는 질겼습니다.
저 소라 엄청 좋아하는데 안타까웠습니다.
다음으로 편수와 은어튀김이 나왔습니다.
편수는 애호박으로 소를 채웠다는데 찜기에 쪄서 그런지 수분기 하나 없이 뻑뻑한 것이 ...
차라리 편수를 자작자작하게 국물 조금에 띄워주었더라면.
찹쌀에 굴려 튀긴 은어.
바삭 바삭
또 다른 주전부리
메뉴에는 없는.
앞 왼쪽은 문어 그리고 오른쪽은 참기름에 살짝 무친 농어.
문어는 그저 그랬는데 농어 좀 많이 주시지 하-아-
뒷편은 삼겹살과 묵은지 그리고 관자.
오른쪽 비듬나물과 함께 관자, 묵은지를 삼겹살에 쌈 싸 먹으라고.
삼겹살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아주 맛있었습니다.
주전부리와 함께 먹으라고 주신 쌀로 만든 소주.
고성에서 쌀로 증류한 25도 달홀진주.
쌀로 증류해 그런지 약주 맛이 나는 아주 맛있는 소주였습니다.
홀짝 홀짝 혼자 다 마실 수 있을 듯.
달홀주 - 고성 쌀로 빚은명품 우리 술 (dalholju.com)
마지막 요리인 쇠고기에 대하를 넣은 적.
깻잎에 싸서 먹으라고.
적을 세 조각 주셨는데 하나 먹고선 아-차- 싶어 찰-칵-
죄-송-
그리고 식사인 골동면.
소면 보다는 굵고 중면 보다는 가느다란 면.
아주 식감 살아있게 잘 삶았습니다.
오른쪽은 진한 멸치육수로 끓인 콩나물국.
셋이서 "콩나물국 좀 더 주지--" 크-
그리고 후식.
후식이 ... 한식의 후식이라는 것이 좀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습니다.
차림표에는 분명히 복숭아 화채라고 했는데 쩝-
하여튼 잘 먹었습니다.
잊혀져 가는 한식을 잘 보전해 맛보게 해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저는 다 기억이 나는 음식들이지만 아무래도 젊은분들은 처음 접하게 될테니 신기하겠지요.
밍글스 Mingles 와는 차별이 됩니다.
밍글스는 우리나라 식자재, 장류를 가지고 응용한다면 온지음은 순수한 한식을 낸다는 점에서.
아- 그리고 와인리스트가 훌륭하였습니다.
소믈리에 추천도 훌륭하고.
한식 레스토랑이라길래 큰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정말 훌륭하였습니다.
전통주 마셔야 하나 걱정이 컸었는데 흐-
두 가지 부족한 점이 있었습니다.
실내가 노출 콘크리트라서 좀 시끄럽다는 것.
그리고 나오는데 배웅을 하지 않더라는 것.
문 열면 바로 엘레베이터인데 엘레베이터 앞에서 배웅 할 수 있을텐데 정리 하느라 바쁜지 고개만 돌려 "안녕히 가세요-"
가격대 생각하면 "그건 아니지요-"
온지음에서 나와 무더위에도 좀 걷기로 합니다.
워낙 조용한 동네라서 그냥 가기에는 너무 아깝더군요.
다시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 경우에는.
청담동에서 멀어도 너무 멀어 하-아-
하지만 아들 녀석이 다시 가고 싶다고 한다면 ...
아들 녀석 엄마는 밍글스에 다시 가야 한다고 하고.
밍글스에서 준 책도 받았으니.
강민구 세프가 쓴 장류에 관한 책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으니 아무래도 다시 가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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